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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께 사는 세상

장애를 바라보는 시선의 변화, 미드 5선

by 골든마운틴 2025. 6. 29.

장애에 대한 인식은 시대에 따라, 문화에 따라 변화해 왔습니다. 미국 드라마는 이런 변화를 생생하게 반영하며, 장애를 가진 인물을 단순한 ‘약자’가 아닌, 독립적이고 다층적인 존재로 그려냅니다. 아래는 장애를 바라보는 시선을 변화시키는 대표 미드 5선입니다. 각각의 드라마는 시청자에게 공감, 도전, 그리고 더 깊은 이해를 제공합니다.

1. 『더 굿 닥터 (The Good Doctor, 2017~2024)』

📌 나는 외과의입니다. 장애는 내가 아닌, 나의 일부일 뿐

  • 감독: 데이비드 쇼
  • 주연: 프레디 하이모어

천재적인 공간지각력과 기억력을 가진 자폐, 서번트 증후군 청년, 숀 머피는 외과 의사로 채용되며 보스턴의 병원에서 근무하게 됩니다. 감정 표현은 서툴고 사회성은 떨어지지만, 그는 수많은 생명을 구하며 ‘의사로서의 능력’만으로 평가받기 시작합니다.

의료진 내에서 갈등과 편견을 넘어서며, 장애는 의사의 자격을 판단하는 기준이 될 수 없다는 인식을 넓혀갑니다.

“I am a surgeon.”
“나는 외과의입니다.”

이 대사는 숀 머피가 자폐인이라는 정체성보다 의사라는 정체성을 먼저 인정받고자 하는 간절한 외침입니다. 타인의 시선에 맞서 자신의 전문성을 증명하려는 이 말은, 숀을 단순한 캐릭터가 아닌 장애인 주체로 승화시키는 순간입니다.

 

2. 『에이티피컬 (Atypical, 2017~2021)』

📌 사랑하고 싶은 소년, 자폐는 감정을 막지 않는다

  • 감독: 롭야 래시드
  • 주연: 키어 길크리스트

고기능 자폐 스펙트럼을 가진 고등학생 샘은 연애를 하고 싶다는 욕망을 품습니다. 그 단순한 꿈이 가족과 주변 인물의 삶까지 흔들기 시작합니다. 샘은 사랑, 상실, 독립이라는 보편적 주제를 통해 장애도 인간 삶의 일부임을 보여줍니다.

샘의 이야기를 통해 자폐는 더 이상 '고립된 감정의 세계'가 아닌, 다르게 표현될 뿐인 ‘공감의 다른 언어’임을 깨닫게 됩니다.

“I’m a weirdo… Sometimes I don’t know what people mean… And I can be brutally honest.”
“나는 이상한 애야… 때론 사람들이 무슨 말을 하는지 모르겠고… 나는 너무 솔직하게 말하곤 해.”

샘은 자신의 장애를 숨기거나 부끄러워하지 않습니다. 이 대사는 자기 수용과 외부 시선 사이의 경계에 선 자의 진심을 드러냅니다. 자폐를 ‘극복해야 할 결함’이 아닌, ‘그저 다른 방식의 감정’으로 인정받게 합니다.

 

3. 『스피치리스 (Speechless, 2016~2019)』

📌 뇌성마비가 막지 못한 유머와 존재감

  • 감독: 스콧 실버리
  • 주연: 미카이 파울러

말을 하지 못하는 뇌성마비 소년 제이제이는 의사소통 보드를 통해 세상과 소통하며, 가족과 함께 학교에 적응해갑니다. 장애가 주제가 아니라 일상 그 자체로 그려지는 이 드라마는 시트콤 형식을 통해 유쾌하게 편견을 해체합니다.

장애는 ‘극복의 서사’가 아니라, 그냥 살아가는 하나의 방식일 뿐이라는 걸 보여줍니다.

“This is not a story about what we can't do. It’s about what we can do – differently.”
“이건 우리가 못하는 걸 말하는 이야기가 아니야. 우리가 다르게 할 수 있는 것들에 대한 이야기지.”

이 대사는 장애를 바라보는 틀 자체를 전복시키는 선언입니다. 불가능이 아닌, 다른 가능성을 이야기하며, 시청자가 장애를 있는 그대로 존중하도록 시선을 전환합니다.

 

4. 『페어런트후드 (Parenthood, 2010~2015)』

📌 가족의 성장은 ‘다름’을 인정하는 순간 시작된다

  • 감독: 제이슨 케이팀스
  • 주연: 맥스 버크홀더

아스퍼거 증후군을 진단받은 맥스는 특별한 규칙과 민감한 감각을 지닌 아이입니다. 가족들은 혼란과 좌절 속에서도 맥스를 이해하고 존중하는 법을 배워가며, 가족 모두가 성장해 나가는 이야기를 보여줍니다.

드라마는 장애 아동이 있는 가정의 일상을 정제 없이 그려내며, 현실적 공감을 자아냅니다.

“He’s not broken. He’s just different.”
“그 아이는 망가진 게 아니에요. 그냥 다른 거예요.”

장애는 결함이 아니라 다름에 대한 인식의 부족임을 말합니다.  이 대사는 부모가 아이를 있는 그대로 인정하게 되는 감정의 전환점이자, 시청자의 인식 또한 변하는 순간입니다. 

 

5. 『브레이킹 배드 (Breaking Bad, 2008~2013)』

📌 도덕을 지킨 아들, 장애는 배경이 아니라 ‘존재’

  • 감독: 빈스 길리건
  • 주연: RJ 미테

마약을 제조하는 주인공 월터 화이트의 아들 월터 주니어는 뇌성마비를 앓고 있지만, 드라마 내에서 결코 ‘장애인’으로 소비되지 않습니다. 그는 가족의 붕괴 속에서도 중심을 지키며, 이야기의 윤리적 균형추로 기능합니다.

실제 장애를 가진 배우의 섬세한 연기는 ‘장애의 과잉 연출 없이’도 캐릭터를 설득력 있게 만듭니다.

“You can’t change what’s already happened. All you can do is keep moving forward.”
“이미 벌어진 일은 바꿀 수 없어. 우리가 할 수 있는 건 앞으로 나아가는 것뿐이야.”

주니어는 비극 앞에서도 흔들리지 않고 앞으로 나아갑니다. 이 대사는 장애가 삶을 멈추게 하지 않는다는 믿음, 그리고 장애인의 회복 탄력성과 존엄성을 대표합니다.